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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야기/임대,임차

사무실 임대차 보증금, 많은게 좋을까? 적은게 좋을까?

사무실 임대차계약시 꼭 알아야할 용어 8가지에 대해 설명해드렸는데요. 기억하시나요? 못보신 분들은 아래 글을 먼저 읽어보세요. 오늘은 재밌는 사례를 가지고 임대보증금에 대한 개념을 설명해드리려 합니다. 

임대차 보증금

- 임대차 보증금은 말 그대로 보증을 해두는 담보금액입니다. 저희 집이 미아리인데, 얼마전 미아리고개를 지나다보니 <보증금 없이 월세만 내면 즉시 입주 가능>이란 간판이 보였습니다. 제 머리를 순간 강타한 생각은  '그러다 돈이 없어서 세입자가 월세를 못내면 어떻게 하려고 하지?'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보증금 없이 월세만 내는 곳에 입주하는 세입자는 영세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러다보면 월세를 제 때 납부하기는 애초부터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지요.

- 제가 그 건물에 들어가서 정말 보증금 없이 들어갈수 있냐고 상담을 받아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보증금 대신 다른 조건을 걸고 있었을 겁니다. 왜냐구요? 다들 돈벌려고 임대사업하는데, 보증금이 없이 세를 놓는다는 건 자선사업을 하겠다는 것과 같은 것이니까요.

그 만큼 보증금은 중요한 겁니다

보증금 없는 임대는 앙꼬없는 찐빵이고, 고무줄 없는 팬티입니다.(요즘은 고무줄 없는 팬티도 많지만요^^)

보증금은 보통 임대료에 10배죠. 임대료가 10만원이면 보증금은 100만원을 받아둡니다. 보증금을 10배로 하는 이유는 뭘까요? 쉽게 말해 임대료 못내도 10달간은 버틸수 있는 돈이고, 세입자 상황이 좋아지지 않으면 쫓아낼 기간인 셈이죠.

제 경험인데요. 세입자가 월세를 계속내지 못해서, 보증금을 깎아먹기 시작했죠. 주인은 하루빨리 세입자를 내보내고, 다른 세입자를 받기를 원했지만 세입자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애원했죠. 그러다가 보증금이 꼴까닥 넘어가버렸습니다. 월세금액이 보증금을 넘어간거죠...근데 더 큰일이 발생했죠. 누가 보증금에 가압류를 걸고 들어온 겁니다. 당연한 결과죠. 월세도 못내는데 외부 사업은 오죽했을까요.

결론적으로 보증금은 건물주의 최소한의 담보금액입니다.

보통 임대인과 세입자는 서로 입장이 상반되잖아요. 예를들어 임대인은 임대료를 올리고 싶어하고 세입자는 내리고 싶어하듯이..^^

요즘은 월세를 내기가 만만치 않은 세상이잖아요. 은행이자율도 낮고 하니까, 세입자들은 나중에 계약이 끝나고 돌려받을수 있는 전세나, 보증금 비율을 많이 높이고 매달 발생하는 웰세는 줄이려고 합니다. 건물주인은 가만히 머리를 굴려봅니다.


월세를 많이 받고 보증금이 적으면
(1) 매달 받는 월세로 당장 좋긴 하지만
(2) 세입자가 월세 못낼 때, 보증금이 적어 불안해 집니다

보증금을 많이 받고, 월세가 적으면
(1) 매달 받는 월세가 적고, 많이 받은 보증금은 은행에 넣어둬도 이자가 적어 손해고
(2) 세입자 사업상 문제가 생겼을때 보증금을 많이 받아두었으니 편안히 있어도 되고...

세입자도 머리를 굴려봅니다.

월세를 많이 내고 보증금을 적게 내면
(1) 월세부담이 커서 부담되지만, 보증금에 목돈을 걸지 않아도 되죠.
(2) 당장 목돈이 있으면 이자가 싼 은행에 목돈 넣을 필요없이 나중에 찾아갈 보증금을 많이 거는게 유리하죠...

보증금을 많이 내고 월세를 적게 내면
(1) 월세 부담이 적어서 좋지만 목돈이 있어야 합니다.
(2) 맡겨둔 목돈을 나중에 쉽게 돌려 받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ㅎㅎ 보증금 하나만 가지고도 이렇게 복잡한 관계도가 생깁니다. 건물주인은 매일 이런 일과 계산을 반복하는 사람들입니다.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시나요? 건물주가 보증금을 많이 받아주는건, 세입자가 불안할 때 뿐입니다.

보증금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길어졌네요. 더 궁금한 점 이있으면 언제든 댓글로 질문해주세요^^

사진:영화 <매트릭스>의 한장면
양해기 | 한화63시티 LM팀 과장
안녕하세요. LM팀 양해기 과장입니다. 저는 전국 40여개 빌딩의 사무실 임대 관련 업무를 담당합니다. 회사 업무 외에 저는 시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0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