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을 때 진지하게 좀 찍어봐! 막 찍지 말고!"

평소 친구들과 사진 찍을 때마다 이렇게 구박받을 때면, "원래 막 찍다 보면 하나 건지는거야. 냐하하하"라며 둘러대곤 했었답니다. 그랬던 제가 2010년 회사의 공식(!) 찍사로 임명되면서, 회사생활에 험난한 가시밭길이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아니 왜 제가 찍사로 지정 되었을지 궁금하시죠?

작년 초 어느날, 갑작스러운 회사행사에서 우연히(!) 제가 DSLR로 행사사진을 찍게 되었답니다. 하필 그날따라 운 좋게도 사진들 모두 너무너무너무 잘 찍힌 거 있죠. 헐~ㅋ 결국 그 덕분에 저에 대해 오해(?)를 하게 된 한화63시티는 사내 공식찍사로 마현진을 임명하게 됩니다.

이후 각종 사내행사가 있을 때면 낯설디 낯선 DSLR을 들고 불려가곤 했었답니다. 처음에는 한번 한번 셔터를 누를 때마다 '찰칵' 소리보다 '쿵쾅쿵쾅' 심장 뛰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릴 정도였어요. 하지만, 한번 두번 경험도 쌓이고, 혼자 공부도 해 보면서, 멋진 사진이 나올 때마다 느꼈던 희열은 어느새 사진찍는 즐거움을 조금은 알게 해 주었습니다.

찍사 초기 시절, 신년산행 때 단체로 몸풀기 체조하는 장면 찰칵!


이쯤에서, 여러분들이 궁금해 할만한 질문에 대한 답을 드려 보고자 합니다.

Q. 찍사는 어떤 업무인가요?

사내 각종 행사에 소중한 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따라서,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업무랍니다. '에~ 그게 뭐예요?'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남는 건 사진!'이라고 하잖아요. 행사 끝나고 나서 찍은 사진을 확인했을 때, 흔들리거나 흐릿하거나 새까맣게 되었다면 큰 일 나죠. 그만큼 부담도 크고요. 경우에 따라선 전문 사진가에게 일정 기간의 계약을 통해 의뢰하기도 합니다.

Q. 찍사는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요?

당연히! 사진을 잘 찍어야겠죠? 사진을 잘 찍는 스킬과 더불어 열정과 책임감도 필요하답니다. 흔히 그런 얘기를 하잖아요. '사진에는 찍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다.'라고요. 또 한가지 필수역량은 바로 포토샵입니다. 기본적인 편집실력을 갖추어야 조금 더 멋진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포토샵은 인간이 만들어 낸 정말 위대한 발명품(?)이죠. ㅋㅋㅋ

Q. 찍사를 해서 좋은 점은 뭔가요?

무엇이든 간에 회사와 직원들로부터 인정받고, 꼭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죠. :)

Q. 찍사를 해서 안 좋은 점이 있나요?

진짜로 안 좋은 점이 하나 있답니다! 바로, 회사 사진에 제 모습이 없다는 점이죠. 제가 찍사가 아닌 참석자로써 함께 한 행사인데도, 찍사업무를 수행하느라 사진에서 빠지게 되면 왠지 아쉬운 마음이... 실제로, 작년 한 해, 회사 사진에서 제 모습을 거의 찾아 볼 수 없거든요. ㅠㅠ

Q. 찍사를 물려받게 될 후배들에게 남겨 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찍사는 '잘 찍으면 본전!, 못 찍으면 큰일!'나는 업무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그렇게 때문에 평소 열심히 공부하고, 사진 찍기 전에 미리미리 연습샷 찍어 보며 체크해 보는 게 필요합니다. 또한, 단체사진을 찍을 경우라면, 미리 구도와 노출을 정해 놓아야 하고요. 특히, 긴장으로 인해 딱딱하게 굳어 있는 모델들을 환하게 웃게 만들 센스있고 재미있는 멘토도 필요하답니다.

에피소드 1.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


찍사 초기 시절의 일입니다. 봄이 되어, 여의도에는 벚꽃축제가 열렸답니다. 여의도 벚꽃사진을 찍어오라는 미션을 받고, 주말을 이용해 DSLR을 들고 회사 앞 한강둔치공원으로 내려가 봅니다. 막강 가긴 했으나, 어디서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하나 라는 막막함 때문에 화사하게 핀 벚꽃은 아예 눈에도 안 들어 왔어요. 벚꽃구경도 하고, 회사일(?)도 하고 일석이조라고 좋아했던 마음은 이내 사라져 버렸지요.

그런데, 여기저기 다니며, 이 구도 저 구도, 이렇게 저렇게 찍다 보니 어느새 사진 찍는 게 재밌어진 겁니다! 아마, 제 인생에서 사진 찍는 즐거움을 처음으로 느끼게 된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 기억 때문인지 지금도 이 날 찍은 사진을 볼 때면, 그때 느꼈던 그 즐거움 덕분에 저도 모르게 미소짓게 된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으로 이 날 찍은 사진들, 특히 바로 이 사진을 선정해요. 가장 마음에 든 사진이기도 하고, 실제로 회사에서 사용되기도 했던 사진입니다.

에피소드 2. 가장 땀 흘리며 찍었던 사진


이제는 제법 자신감도 붙었고, 어느새 꽤나 친해진 인사팀 DSLR을 들고서 미리 촬영예정지로 갔답니다. 이리저리 구도를 잡아보고, 어디를 배경으로 어떻게 찍으면 좋을까 고민도 해 봅니다. 또다른 찍사인 후배와 이런저런 대화와 시험촬영 끝에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일까요. 막상 눈 앞에 사장님, 상무님, 그리고 팀장님들이 딱! 서 계시는 모습을 보니 와이셔츠 안쪽으로 식은 땀이 흐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이건 정말 중요한 사진이구나! 진짜 잘 찍어야겠다!"하는 부담감 때문에 말이죠.

다행히, 땀 뻘뻘 흘리고 있는 제 모습을 눈치 챈 팀장님들이 "아니 마대리, 왜 이렇게 긴장하고 그래? 어울리지 않게 말야, 하하하하"라며, 농담으로 제게 힘을 북돋아 주었답니다. 그 농담 덕분에 저를 비롯한 참석자 모두가 한껏 웃으면서 한결 편안한 촬영 분위기가 만들어 졌답니다. 이렇듯, 웃으면서 인내심을 갖고 임해 주신 모든 모델 분들 덕분에 이내 여유있는 마음으로 즐겁게 찍게 되었답니다. :)


단체사진 촬영지는 63빌딩 별관 2층 연회장입니다. 작년, 연회장 리뉴얼 이후, 훨씬 더 고급스럽고 품격있는 곳으로 변모한 덕분에 멋진 배경이 되었답니다. 다같이 화이팅을 외치며 오른손 주먹을 힘있게 들어 봅니다. 사진 너머 왠지 정말 "한화63시티 화이팅!"이라는 목소리가 들릴 것만 같군요. 이때쯤 되니 사진기를 들고 있던 제 손도 한결 가벼워 집니다. 몇 차례 더 셔트를 누르고서 사진촬영을 끝내 봅니다.

그리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이 참에 본격적인 카메라 공부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무슨 일이든지 전문가가 되는 것이 중요하겠죠?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들도 저와 함께 사진 찍는 즐거움을 찾아 다녀 보시면 어떨까요.
사진출처: Flickr(Bien Stephenson)
마현진 | 한화63시티 인사팀
날마다 출근 후 퇴근할 때까지 즐거운 일을 찾아 다니는 인사팀 마현진입니다. 저는 인사와 CS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내강의와 각종 사내행사에서도 활약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인사, CS에 대한 다양한 이슈 뿐만 아니라 사내 곳곳의 흥미로운 행사소식들을 전해 드릴게요.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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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피커브남 2011.08.05 1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찍사 현진님!!

    나중에 사진갤러리 작품 만들면 좋을듯 싶네요!!

    힘드실텐데!! 완전잘보고가용!

  2. 명노욱 2011.08.07 1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회사에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이지요.
    회사의 역사를 담는 사람이니까요.
    앞으로도 우리 한화63시티의 역사를 잘 담아 주세요.

    • 마군(마현진) 2011.08.08 1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슬슬 후배에게 넘기고 슬금슬금 발을 빼고 있답니다. 헤헤헤~

  3. 바람개비 2011.08.08 1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이 잘 안 알아주는 찍사라고 생각됩니다...그러나 사진이 잘 나왔다든가! 하면 그 희열은 찍사만이 누릴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마군(마현진) 2011.08.08 1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내가 이 사진을 찍었던 말인가!" 할 정도로 사진이 잘 나올 때면 정말 기쁘답니다 ㅋㅋㅋ

  4. rocky 2011.08.19 0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찍사의 애환!!ㅋㅋㅋ
    정말 훌륭한 일 하고 계시지요.
    역사의 브릿지라고 할까요...